오피니언 > 사설 > 제240호 2015. 4. 13

[사설] ‘성완종 리스트’ 특검 도입으로 철저히 밝혀내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을 강타했다. 고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연루되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구속영장 실질심사 예정 당일인 지난 4월 9일 유서를 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고 성 의원과 함께 발견된 메모에는 김기춘·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3억,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2억, 홍준표 경남도지사 1억, 부산시장 2억을 비롯해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
이에 앞서 고 성 의원은 자살하기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메모에 적혀있는 사람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기춘 비서실장에게는 10만 달러,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는 7억 원,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는 1억 원, 이완구 국무총리에게는 3천만 원을 건넸다는 것이다.

특히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사정을 해야 될 사람이 사정하겠다고 소리 지르고 있다’며 이완구 총리를 ‘사정대상 1호’라고 지목했다. 헌정 사상 현직 총리가 부정부패 의혹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고 성 의원의 폭로에 대해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은 성역 없는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현직 총리가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수사의 공정성을 두고 논란이 일어날 게 뻔하다. 검찰 인사 권한을 갖고 있는 법무부 장관을 밑에 두고 있는 총리가 직·간접적으로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지금껏 ‘살아 있는 권력’앞에서는 무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던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비서실장 3인과 친박 핵심 3인을 비롯해 현직 국무총리 등을 제대로 수사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검 도입도 임명과 수사까지 몇 개월이 걸리는 일로, 박근혜 정부 임기 3년 차는 ‘성완종 리스트’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달여 전 이 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현역 입영 기피, 아들의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되었으며,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이 드러나 곤혹을 치렀다. 이번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서도 ‘모르쇠’로 일축하고 있지만 고 성 전 의원과 관련한 거짓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어 ‘망자와의 진실게임’에서 이 총리가 오히려 수세에 몰리고 있는 격이다. 고 성 전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총리는 명백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까지 상실할 수 있다.

지난해 국회는 상설 특검법을 제정했다. 상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으로 특정 사안에 따라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다. 현 정권 전현직 대통령비서실장 3인과 현 정권 핵심 인사 3인을 포함해 현직 국무총리까지 연루된 이번 ‘성완종 리스트’사건은 명백히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으로, ‘정치적 중립’, ‘공정성’, ‘이해충돌 방지’라는 특검의 기본 취지에 부합한다. 때문에 이번 ‘성완종 리스트’사건은 특검을 도입해 철저히 수사해야 하며, 특검 도입까지 시일이 걸리는 만큼 이에 앞서 성역 없는 검찰의 수사가 선행되어야겠다. 특검의 범위도 돈의 사용처가 지난 대선 과정으로 불거진 만큼 ‘대선 불법 정치자금’수사로 확대해 돈과 권력의 유착을 우리사회에서 뿌리째 뽑아내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이 보다 ‘형사 피의자’신분의 이 총리가 국정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지 국민들의 걱정이 앞서고 있다. 국정은 총리를 중심으로 각 부처의 장관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지만 수사 대상이 된 총리의 ‘령’이 바로서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공직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총리가 연루된 만큼 원활한 국정 수행과 권력형 비리 의혹의 철저한 수사를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이 총리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 비리 의혹 사건에 측근들이 연루된 만큼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번 의혹 사건이 대통령 자신과 관계없다면 전현직 비서실장과 측근 인사들에 대해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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