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 2021-07-19 오전 11:01:08

[사설] 곽용환 고령군수의 혹세무민 주민간담회

곽용환 고령군수가 임기 1년을 남기고 7월 들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지난 5일 쌍림면 평지리를 시작으로 관내 8개 읍면 153개 마을회관을 간부 공무원들을 대동해 차례로 방문하고 있다. 쌍림면에 이어 지난주에는 덕곡면 전역을 누비고 다녔다. 사실상 관내 법정리 마을을 모두 방문하겠다는 계획이다.
 
고령군은 “코로나로 인하여 지금까지 군민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거의 없었으며, 내년에는 선거를 앞두고 미묘한 시기로 지금이 최적기로 판단하여(60세 이상 코로나 백신 1, 2차 접종 실시) 임기 1년을 남겨놓고 군민들의 숙원사업에 대한 아쉬움이나 미흡한 생활과 관련된 건의 및 애로사항을 청취하여 21년 추경 또는 22년 본예산 반영을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레임덕을 막기 위한 방편이라는 의견도 있으며, 내년에 실시될 군수선거를 앞두고 후계자가 ‘사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내년 군수선거 입후보 예정자들이 곽 군수의 동선에 맞춰 기러기 이동하듯 앞뒤를 쫓고 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과열선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곽 군수의 행보에 대한 의혹은 차치하고, 곽 군수가 이번 현장 방문에서 지난 7월 1일 언론을 통해 밝힌 ‘민선 7기 3주년 기념사’를 중심으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져, 본지는 해당 기념사에서 곽 군수가 밝힌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다.
 
 
“삶의 만족도, 대한민국 1위 도시 고령군”
 
곽 군수는 “군민과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하는 군정운영으로 ‘삶의 만족도 부문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곽 군수가 인용한 ‘삶의 만족도’ 전국 1위 주장은 고령군이 지난해 7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와 같이 2020년 통계청의 ‘제6회 국민 삶의 질 측정 포럼’에서 국회 미래연구원이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별 행복지수를 조사해 발표한 ‘대한민국 행복지도’의 ‘삶의 만족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맞다.
 
그러나 해당 조사에서 ‘삶의 만족도’는 ‘행복역량지수’와 함께 ‘국민행복지수’ 측정에 포함되는 단위 조사 대상이다. ‘행복역량지수’는 건강, 안전, 환경, 경제, 교육, 관계 및 사회참여, 여가 등의 7개 영역의 35개 지표(국가공식통계 활용)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삶의 만족도’는 개인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정도를 측정한 주관적 지표로 전국 단위 조사를 토대로 한 국가통계가 존재하지 않아 민간업체에서 운영하는 ‘카카오같이가치’ 안녕지수 데이터를 활용하여 시군구별로 추정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특히 ‘카카오같이가치’ 안녕지수는 ‘카카오’를 이용하는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20~30대 여성 이용자 비중이 현저히 높아 응답자 쏠림 현상과 60세 이상의 응답자의 경우 농촌지역의 결측이 다수 존재하여 나이를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이상으로 범주화하였으므로 자료해석에 유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국회 미래연구원은 데이터 활용에 대해 당부하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쏠림 및 결측으로 인해 국회 미래연구원은 향후 ‘삶의 만족도’조사를 ‘카카오같이가치’가 아니라 ‘2020 행복조사 결과’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곽 군수는 해당 조사에서 ‘삶의 만족도’가 1위라고 고무되어 홍보할 것이 아니라, 국가공식통계를 활용해 발표된 ‘행복역량지수’의 각 부문별 결과에 대해 오히려 문제점을 개선하는 군정운영을 해야 한다.
 
곽 군수가 인용하지 않은 ‘행복역량지수’ 조사의 “좋은 신체 건강 상태를 유지하면서 평균기대수명까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표”인 ‘건강’ 조사에서, ①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은 전국 229개 시군구 지자체 중 고령군은 218위를 기록했다. 주민들이 그 만큼 건강수준이 좋지 않다고 응답한 것이다. ②인구 십만명당 정신건강증진기관 수는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고령군과 함께 꼴찌를 기록한 지자체는 전국 12개 지자체로, 그 중 9개 지자체가 경북이다. ③인구 천명당 의료기관 종사 의사수는 공동 150위, ④인구 십만명당 의료기관병상수는 153위, ⑤건강생활 실천율은 222위를 각각 기록했다.
 
위와 같이 ‘건강’ 부문 조사에서 고령군은 전국 229개 시군구 지자체 중 평균 전국 단독 꼴찌를 기록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령군 주민들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열악한 접근성으로 인하여 신체·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더욱이 ‘건강’ 지표 전국 꼴찌를 비롯해 안전, 환경, 경제, 교육, 관계 및 사회참여, 여가 등의 나머지 지표들에 대한 통찰도 뒤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곽 군수가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주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지 않고, 신뢰성 문제로 향후 조사방법을 대체하겠다고 조사 주체가 밝힌 민간업체의 ‘카카오같이가치’ 조사 결과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며 홍보하는 것은 혹세무민의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도비 공모사업 성과 부풀이기
 
곽 군수는 2020년에 국도비 공모사업에서 총 44건, 국도비 686억 원을 포함해 1,088억 원의 재정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6월 14일 개최된 ‘고령군 공모 및 공약사업 보고회’에서도 주장되었으며, 지난해 12월 16일 고령군이 보도자료를 통해 “국도비 공모사업에서 총 41건, 국도비 670억원을 포함해 1,069억원의 재정을 확보했다”는 주장에서 업그레이드 된 주장이다.
 
그러나 본지가 이에 대해 지난 4월 19일 고령군에 해당 주장에 대한 근거를 요청하였으나, 고령군 담당부서는 공모만을 통해 해당 예산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 균특회계를 포함하여 국도비 규모를 설명한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그러므로 곽 군수의 이 같은 주장은 각 지자체 마다 신청을 통해 교부받는 균특회계를 마치 공모를 통해 예산을 확보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본지의 당시 지적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 같은 허위사실을 주민들에게 유포하고 있는 것으로, 곽 군수가 3선 제한에 해당 되지 않아 다음 군수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면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유포죄에도 해당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에 해당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적의 관광지로 각광”
 
곽 군수는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동향 2020’에 따르면 자연친화적인 공간과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보유한 우리군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활동 관련 카드매출액이 40.2% 이상 급증하여 안전하면서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최적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곽 군수의 주장처럼 ‘사회동향 2020’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기간 동안 특정 카드사의 매출액이 40.2% 증가된 것은 맞다. 특히 4월 46.5%, 5월 79.0% 각각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년 4월은 고령군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최되는 대가야체험축제가 열리는 기간이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가야체험축제가 개최되지 않았다. 특히 전년도인 2019년 본 예산 기준 고령군이 부대행사를 제외하고 대가야체험축제 추진으로만 14억이 넘는 돈을 쏟아 부은 결과보다, 다음 해에 대가야체험축제를 개최하지 않은 달의 관광활동 카드 매출액이 전년 달 대비 46.5% 증가한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면, 오히려 공짜 축제인 대가야체험축제를 개최하지 않는 것이 고령군으로서는 더 이익이 된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모순된 현상에 대한 깊은 고민은 차치하고, 단순히 특정 카드사의 매출액 데이터 증가분에 대해 “고령이 최적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라고 홍보하는 것은 혹세무민의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기초사실과 상반되는 정책 추진
 
곽 군수는 “대가야의 역사 복원과 새로운 부흥을 위해 지산동 대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대가야 궁성지 발굴·정비, 대가야 역사문화클러스트 사업, 고아리 벽화고분 모형관 건립, 대가야·우륵박물관 디지털 콘텐츠 개발 등을 추진하여 대가야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가야 궁성지 발굴·정비는 주객이 전도된 것으로 보인다. 고령군과 대가야박물관이 주최하여 지난해 10월 23일 열린 ‘대가야의 도성’ 학술회의에서 대가야읍 연조리 현 향교부지는 대가야 궁성지로 추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학술회의는 고령군의 역사관련 정책 고증의 기본적인 단계이다. 고령군이 주최하여 초빙한 연구자들의 연구결과, 고령군의 주장과 상반되는 결론이 제시하였음에도 곽 군수는 여전히 현 향교부지를 대가야 궁성지로 발굴·정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한 곽 군수는 “열뫼일반산업단지, 월성일반산업단지, 송곡일반산업단지를 조기 완공하는 등 산업단지 기반시설 정비를 통해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열뫼일반산업단지는 해당 업체에서 지속적인 토석채취를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당초부터 주민들은 산업단지 추진을 반대했다. 또한 현재 해당 업체에서 폐기물 매립장을 추진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월성일반산업단지는 사업시행자가 사업비 부족으로 이미 사업을 포기한 것이 지난 1월 15일이며, 고령군은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고시를 지난 5월 27일 군보를 통해 게재한 바 있다. 사업자 지정취소에 자신이 직접 서명 결제까지 하고서 1개월 남짓 지나 취소된 사업을 조기 완공하겠다고 주민들에게 홍보하는 것은 혹세무민의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밖에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지적되는 내용들이 기념사에는 담겨 있다. 곽 군수는 “남은 1년 동안 고령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열정으로 군민들과 약속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살기 좋고 행복한 고령을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취임 당시 군민들에게 무엇을 약속했는지, 기억이나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임기 중 인구 4만 명 목표 공약은 물거품이 되었으며, ‘경제제일주의’를 군정 제1의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껏 곽 군수가 보여 준 행보는 자타공인 ‘관광제일주의’였다. 더욱이 곽 군수는 취임 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문화·관광분야에 있어서는 기존의 시설 및 인프라 구축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위주의 사업들을 통해 관광경제가 주민소득과 직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010년 첫 군수선거 후보 때에도 이태근 전 군수의 관광분야의 과도한 예산 편중을 질타하기도 했다.
 
곽 군수의 ‘관광제일주의’, 특히 ‘관광시설제일주의’는 각 자치단체별 특색에 맞게 자율적으로 신청하여 정부로부터 교부받는 균특회계 사업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고령군의 균특회계는 사회간접자본 예산 등을 제외하고 재량으로 편성할 수 있는 예산 대부분을 관광과에서 전유물처럼 사용하고 있다. 정확히 말해 관광부서가 아니라 관광부서의 특정 직원이다. 해당 직원은 곽 군수 재임 11년 동안 같은 과에서 현재까지 인사이동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지어 7급에서 6급, 5급으로 승진까지 했음에도 타부서로의 순환보직조차 없었다. 특정 직원을 통한 관광시설 추진에 대해서는 주민들뿐만 아니라 군청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곽 군수가 남은 1년을 잘 마무리하고 명예로운 퇴진을 바란다면, 지금부터는 자신이 벌여놓은 일에 대해 적어도 수습은 해 놓고 물러나길 당부한다. 부례관광지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해 놓고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또 다시 막대한 예산을 지어주며 민간위탁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관광시설 조성으로 예산을 낭비했더라도 향후 운영으로 인한 예산부담까지 차기 군수에게 넘겨주어서는 아니 된다.
 
지금 곽 군수에게 요구되는 책무는 혹세무민의 주민간담회가 아니라 무책임한 시설물들의 수습이며, 그 시작은 지금껏 잘못된 인사부터 바로 잡는 것이다.

대가야신문 카카오톡 채널 구독


  • 어제 방문자수 : 5,638   |  오늘 방문자수 : 4,386